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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3

그리스·로마 문명과 기후 스트레스 1. 지중해의 날씨와 문명 – 기후가 경제와 사회를 좌우하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문명은 모두 지중해성 기후라는 특정한 환경 조건 속에서 성장했다. 지중해성 기후는 겨울에는 온화하고 강수량이 집중되며, 여름에는 건조하고 폭염이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기후는 올리브, 포도, 밀과 같은 주요 농산물 재배에 유리했지만, 반대로 가뭄이나 폭염과 같은 이상 기후가 발생하면 곧바로 식량 위기로 이어지는 구조였다.고대 문헌과 고고학적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그리스 도시국가와 로마 제국은 주기적인 기후 스트레스에 매우 민감했다는 점이다. 예컨대 고대 아테네와 코린트 지역은 1세기 단위로 반복되는 강수 부족과 폭염 기록이 남아 있으며, 이는 곡물 수확량 감소로 연결되었다. 로마 제국 역시 포에니 전쟁 .. 2025. 10. 13.
고려·조선 시대 가뭄 기록과 사회 반응 1. 하늘이 닫힌 해 – 고려와 조선의 가뭄 기록 속 자연의 경고 고려와 조선은 농업 중심의 사회였다. 따라서 비의 유무, 기후의 불균형은 곧 국가의 존립과 직결되는 문제였다. 특히 가뭄은 단순한 기상 이변이 아니라, 백성의 생존, 왕조의 정당성, 사회의 도덕적 질서를 시험하는 사건으로 여겨졌다.《고려사》와 《조선왕조실록》에는 수많은 가뭄 기록이 남아 있는데, 이들은 단순한 날씨 보고서가 아니라, 당시 사회가 자연과 어떻게 관계 맺었는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기후 연대기"다.고려 시대의 가뭄은 대체로 정치적 불안과 함께 나타났다. 예컨대 고려 현종 11년(1020)에는 전국적인 가뭄이 발생하여 강물이 말랐고, 백성들은 굶주림에 시달렸다. 《고려사》에는 “봄부터 여름까지 비가 내리지 않아 백성들이 산야의 풀.. 2025. 10. 8.
마야 문명의 몰락과 가뭄 – 사라진 도시의 하늘 아래 숨겨진 진실 1. 찬란했던 마야 도시 국가들 – 열대 우림 속의 문명 오늘날 멕시코 남부, 과테말라, 벨리즈, 온두라스, 엘살바도르에 걸쳐 있던 지역은 한때 고대 마야 문명의 중심지였다. 이들은 정교한 달력, 수학, 천문학, 문자체계를 발달시켜 중남미에서 가장 고도로 조직된 문명 중 하나를 이룩했다. 그러나 9세기 후반, 이 찬란한 문명은 돌연 붕괴의 길로 접어든다. 거대한 도시들은 버려지고, 피라미드는 정글에 묻혔다. 그 이유는 오랫동안 미스터리로 남았지만, 오늘날 과학자들은 그 중심에 기후 변화, 특히 장기 가뭄이 있었다는 점을 점점 더 명확히 밝히고 있다.마야 문명은 단일 제국이 아닌, 수십 개의 독립된 도시국가의 연합체였다. 티칼, 팔렝케, 코판, 칼락물 등은 각각 왕과 사제 계급을 중심으로 한 도시 중심 사.. 2025. 10.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