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년1 고려·조선 시대 가뭄 기록과 사회 반응 1. 하늘이 닫힌 해 – 고려와 조선의 가뭄 기록 속 자연의 경고 고려와 조선은 농업 중심의 사회였다. 따라서 비의 유무, 기후의 불균형은 곧 국가의 존립과 직결되는 문제였다. 특히 가뭄은 단순한 기상 이변이 아니라, 백성의 생존, 왕조의 정당성, 사회의 도덕적 질서를 시험하는 사건으로 여겨졌다.《고려사》와 《조선왕조실록》에는 수많은 가뭄 기록이 남아 있는데, 이들은 단순한 날씨 보고서가 아니라, 당시 사회가 자연과 어떻게 관계 맺었는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기후 연대기"다.고려 시대의 가뭄은 대체로 정치적 불안과 함께 나타났다. 예컨대 고려 현종 11년(1020)에는 전국적인 가뭄이 발생하여 강물이 말랐고, 백성들은 굶주림에 시달렸다. 《고려사》에는 “봄부터 여름까지 비가 내리지 않아 백성들이 산야의 풀.. 2025. 10. 8. 이전 1 다음